|2026.03.03 (월)

재경일보

가습기 살균제 '세퓨' 원료 공급처는 덴마크 아닌 중국, "PGH는 소나 닭의 살균 용도로도 안써"

세퓨
▲사진= 환경시민보건시민센터 제공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최고급 친환경 살균제'로 소개돼 큰 인기를 끈 '세퓨' 제품이 덴마크가 아닌 중국에서 수입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8일(현지시간) 덴마크에 방문해 담 가드(Dam Gaard) 케톡스 전 대표와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했다.

케톡스는 가습기살균제 세퓨의 원료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담 가드 전 대표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과의 인터뷰에서 세퓨의 원료 공급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담 가드 전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한국에 PGH를 수출한 적이 없고 물질안전정보자료(MSDS)를 첨부해 40ℓ 이하의 소량 샘플만 보냈다"며 "(세퓨 제품 제조사인) 버터플라이이펙트는 덴마크가 아니라 중국에서 PHMG를 수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터플라이이펙트가 중국에서 PHMG를 수입했다는 이야기를 중국의 생산업체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회사가 PGH 샘플을 요구할 때 '농업용' 목적으로 쓰겠다고 했으며 가습기살균제 용도라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PGH를 가습기살균제에 사용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으며, 나도 가습기 용도로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답하면서 "심지어 소나, 닭의 살균 용도로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서 이 같은 내용을 검찰에 전달하려 했으나 검찰과 만날 수가 없었다"며 "기자회견을 마치고 검찰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담 가드 전 대표가 한 말이 사실인지 우리가 확인할 수는 없다"며 "검찰이 세퓨 제조사를 조사하고 덴마크 등 유럽 현지 수사를 통해 진위를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또 덴마크 환경청을 방문해 책임자들과 나눈 대화도 이날 공개했다.

센터에 따르면 미셸 실링(Michel Shilling) 덴마크 환경청 부국장은 이달 9일 면담에서 "한국에서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PHMG와 PGH를 사용한 제품을 덴마크 내에서 판매금지하고 모두 회수조치했다"고 밝혔다.

실링 부국장은 진상규명과 피해자 배상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는 센터와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협조를 약속했다.

세퓨 제품을 사용하다 태중의 자녀와 아내를 잃은 피해자 안성우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퓨 제품 라벨에는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하다'는 완벽한 거짓말이 적혀 있다"며 "세퓨 제품에 대해서도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세퓨는 임신부나 영아 자녀를 둔 사람들이 주로 가는 카페·블로그에서 주로 광고했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며 "사망자들이 주로 태아이거나 간난아이여서 부검하거나 검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신고된 사망자 수가 적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부와 검찰이 조사·수사 결과를 앞으로 투명하게 공개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세퓨 제품은 주로 인터넷으로 판매됐으며 다른 제품과 견줘 3년간 짧은 기간 소량 판매됐지만 피해자 27명 중 사망자가 14명에 달하는 등 사망률은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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